문무일 對 이우승·이혁, 한때 ‘한솥밥’

입력 2015-05-07 02:58
‘망자(亡者)와의 진실게임’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우승 변호사와 이혁 변호사를 선임해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두 변호사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2003∼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 때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이 이번 사건에서 ‘창’과 ‘방패’로 만나게 됐다.

이우승 변호사는 홍 지사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김진태 검찰총장도 연수원 14기다.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팀에 특검보로 참여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는 “파견검사들이 수사를 교묘히 방해하고 있다”며 스스로 특검보 자리에서 물러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거짓말을 일삼는 참고인의 정강이를 찬 것을 갖고 파견검사가 폭력 수사를 지시했다며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했었다. ‘뺨을 때려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수사를 독려했던 그가 의뢰인을 향한 검찰의 ‘칼날’을 막아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당시 특검팀에선 제주지검 부장검사였던 문 지검장도 파견검사로 활동했다. 남부지검 부부장검사였던 이혁 변호사도 특검팀에 파견돼 문 지검장과 호흡을 맞췄다. 대통령 측근비리를 함께 수사하면서 문 지검장의 업무 스타일을 곁에서 지켜본 두 변호사가 홍 지사의 방패로 선임된 셈이다. 홍 지사와 문 지검장, 이우승 이혁 변호사는 모두 고려대 동문이기도 하다.

이우승 변호사는 홍 지사와 관련된 소송을 자주 수임해 왔다. 진주의료원 사태 때 폐업무효소송과 주민투표 불교부처분 취소소송,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사건 등을 맡았다. 홍 지사가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아 한겨레신문과 부산일보 기자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사건도 수임했었다.

이혁 변호사는 특검 이후 울산지검과 대전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를 지낸 ‘특수통’ 출신이다. 그는 6일 국민일보와 만나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알고 있다”며 “대응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신훈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