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제공한 기업들 부실로 떼일 위험에 놓인 돈이 최근 4년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은 모뉴엘 대출사기, 경남기업 대출 부실 등 굵직한 사건에 연달아 연루됐다.
6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 따르면 수은으로부터 보증이나 대출을 받은 기업 중 2011년 이후 지금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간 곳은 102곳이다. 법정관리 결정 당시 수은이 해당 기업에 빌려준 돈과 보증 잔액은 1조2993억원이다.
현재 13곳 여신 358억원은 아예 못 받을 것으로 분류해 상각처리했고, 17곳 여신 206억원은 상환 받을 가능성이 적어 출자전환했다. 72곳 여신 1조736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수은의 실제 부실 여신이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뉴엘처럼 바로 파산절차로 넘어간 기업은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모뉴엘 여신만 1135억원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남기업에는 가장 많은 여신이 물려 있다. 대출과 이행보증을 포함 5209억원이다. 이 때문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영향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엉터리 대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행장은 “2013년 1분기 경남기업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다른 해외 건설기업에 비해 양호한 상황을 나타내 괜찮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채권단 전체 판단에 따라 경남기업에 대한 지원이 보증비율에 맞춰 이뤄졌을 뿐 특혜를 준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수출입銀 ‘1조3000억’ 어쩌나… 모뉴엘 등 대형사건에 연루 떼일 가능성 커
입력 2015-05-07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