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1877∼1962)하면 떠오르는 소설은 ‘데미안’이다.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세는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시인과 화가로도 활동했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헤세가 남긴 예술의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 헤세가 태어난 독일의 칼프에서 마지막 머물렀던 스위스의 몬타뇰라까지 여행하며 찍은 100개의 사진과 함께 100가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삶이 힘겹게 느껴질 때마다 저자의 손에는 헤세의 책들이 쥐어져 있었다고 한다. 입시 지옥에서 헤맬 때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는 ‘데미안’을 탐독했으며, 의미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가슴이 시려올 때는 ‘싯다르타’를 접했다는 것이다. 헤세에게 받은 치유의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책 속에 가득 담았다.
헤세는 글을 쓰고 싶을 때는 글을 쓰고, 꽃과 나무가 그리울 때는 정원을 가꾸고, 날씨 좋은 날에는 산야를 헤매며 그림을 그리고, 방랑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릴 때면 여행을 떠났다. 세상의 시계가 아니라 자기 마음의 시계로 살아가는 삶, 일상이 예술이 되는 삶을 추구했던 헤세. 그의 흔적을 쫓아가는 예술투어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고 위안과 행복을 얻어오자고 권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헤르만 헤세 예술 발자취 따라 떠나는 여행
입력 2015-05-08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