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 삶의 성찰을 담자

입력 2015-05-08 02:46

요즘 음식은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다. TV에는 음식프로그램이 넘쳐나고 SNS 역시 음식과 식당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현대인들이 음식이나 이를 먹는 영상을 보며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을 두고 ‘음식 포르노’라고 지칭할 정도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에 대한 성찰 없이 유행을 따라 먹는 행동만을 반복하는 우리 모습에는 삶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인 저자는 즐겁고 맛있게 먹되, 더 나은 삶이 되도록 식탁에 철학을 담자고 주장한다. 유기농, 친환경, 동물복지, 지역생산 재료 등 음식을 둘러싼 논의를 근원부터 살펴본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가장 효율적이고 맛있다”는 주장에 그는 “지역생산은 그 자체로 맛이 더 낫다거나 지속 가능성이 더 높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직접 재료를 가꾸고 지역농가를 지원할 이유는 많지만, 그것을 독립 선언이라고 보는 판단 착오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나 장소, 문화 없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할 품성과 습관을 ‘먹는다’는 측면에서 논하고 어떻게 일상에 적용할지 모색한다. 특히 저염식과 단식 등 실제 생활에서 지키기 어려운 금욕적인 통제는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충고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