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살신성인 교사에 사회봉사상

입력 2015-05-06 02:55
고(故) 전수영 단원고 교사의 아버지인 전재구씨(오른쪽)가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고려대 개교 110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에 참석, 딸을 대신해 사회봉사상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끝까지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전수영 단원고 교사가 5일 모교인 고려대 개교 110주년 기념식에서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전씨는 2008년 국어교육과에 입학해 2012년에 졸업하고 이듬해 2월 임용고시에 합격, 단원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2학년 2반 담임이었던 전씨는 세월호 사고 때 배가 가라앉자 어머니와 남자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학생들 구명조끼를 챙겨야 한다”는 말만 남겼다고 한다. 전씨는 상대적으로 탈출이 쉬운 위층 객실에 있었지만 아래층으로 내려가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느라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고려대는 “참스승의 표상으로 두려움에 맞선 한 인간의 용기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줬다”며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고려대 교우회의 역사에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전씨의 부모가 단상 위에 올라가 말없이 고개를 숙이자 600여명의 학생과 교수들은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아버지 전제구(55)씨는 “이 상을 수영이가 직접 받아야 하는데 내가 대신 받아 아쉽다”며 “앞으로도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