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 총리’ 어디 없소?… 朴 대통령, 총리 인선 고심

입력 2015-05-06 02:31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박 대통령은 충남 원산도·효자도, 인천 백령도와 연평도 등 낙도 어린이를 포함, 초등학생 1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린이날 축하 행사를 열었다.연합뉴스

건강 회복 속에 공식 일정을 재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후임 국무총리 인선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집권 3년차를 맞아 선택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 출신 총리 카드가 예상 밖의 ‘성완종 파문’ 의혹 속에 낙마한 만큼 후임 총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4대 구조개혁과 정치개혁 추진을 천명한 박 대통령으로선 이런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할 국정 2인자 찾기는 고민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덕성·추진력 갖춘 인사 찾기 고심=청와대는 후임 총리 인선 기준을 도덕성과 국정과제 추진 능력에 맞춰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능력 못지않게 도덕성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처럼 두 차례 연속 청문회 이전 중도낙마 사태가 재연되지 않기 위해선 까다로운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붙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총리 인선 시기에 대해선 “검증 절차가 있는 만큼 이런 절차가 끝나야 이뤄지는 것”이라며 “일부러 빨리 할 수도, 그렇다고 늦출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 역시 총리 인선의 어려움을 여러 번 밝혀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안대희,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연쇄 낙마 후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킨 뒤 “총리 후보자의 신상털기식 비판이 반복돼 많은 분이 고사했다”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후임 총리는 박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추진력 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우선 최경환 총리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 등이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상당수는 내년 총선 출마를 들어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각에선 이명재 청와대 민정특보도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또다시 총리 인사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역대 정부의 고위 관료를 지낸 인사나 정치인 재기용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박 대통령 “꿈 펼칠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박 대통령은 어린이날을 찾아 충남 원산도·효자도, 인천 백령도와 연평도 등 낙도 어린이를 포함해 초등학생 1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어린이 여러분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좋은 나라”라며 “그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할 것이고, 그게 여러분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한 어린이가 “엄마 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내가 어떻게 정치를 하게 됐는가 돌이켜보면 17년 전 경제도 무너져내리고 우리나라가 굉장히 어려운 적이 있었다”며 “우리 아버지, 어머니 등이 피땀 흘려가며 노력해서 나라를 발전시키고 일으켜놨는데 과거의 가난한 나라로 다시 우리가 갈 수는 절대 없다. 그런 결심을 갖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는 2년 만에 열렸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별도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