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로켓 발사 全과정 주시… 지속적 개발 속셈

입력 2015-05-06 03:55
노동신문이 지난 3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조감도를 공개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구글어스가 지난해 9월 위성으로 촬영한 지휘소 전경. 연합뉴스

북한이 새로 건설한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평양에 위치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저택 바로 옆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거리 로켓 발사를 목적으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휘소를 자신의 저택 인근에 지은 것 자체가 김 제1비서가 핵·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큰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5일 공개된 구글어스의 최신 위성사진(2014년 9월 촬영)을 보면 새 지휘소는 평양 도심의 보통강 구역 서재골에 자리잡고 있었다. 완공 7개월 전 촬영된 지휘소 모습은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이 지난 3일 김 제1비서의 시찰소식을 보도하면서 내보낸 조감도와 일치할 뿐 아니라 건물 외관 주변지형 건물 구성 등도 완전히 같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관제소가 김 제1비서의 여러 거처 중 하나로 추정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옛 저택과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지휘소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 400m 떨어진 곳에 넓은 정원을 갖춘 대형 단독주택이 있는데 이는 김 위원장이 평양시내 중구역, 용성구역 주택 등과 함께 생전에 즐겨 찾던 거처로 알려졌다. ‘서재골 저택’으로 불리는 이 집은 김 위원장이 1970∼80년대 자주 머물던 곳으로 수림이 울창하다. 김 제1비서는 아버지가 살던 이 집을 현재도 가끔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등 주요 계기를 맞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김 제1비서는 이 저택에 머물며 발사 전 과정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김 제1비서가 지휘소를 이처럼 아버지 집이자 자신이 사용하는 주택 인근에 세운 것 자체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의 표현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제1비서가 자주 오가면서 상황별로 점검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개발을 지원·감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최고지도자로서 최첨단무기 개발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과시적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비서의 관심이 (미사일 개발에) 상당하다는 반증일 수 있지만, 아직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휘소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200m에는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이 사는 고위 간부용 고급 주택단지가 있다. 이 지역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돼 있으며 호위사령부가 경비를 담당한다.

신창호 기자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