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리가 계속 내려가면서 투자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자 외화예금과 관련 투자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1.75%로 낮아진 뒤 은행들은 일제히 금리 조정에 나섰다. 종전에도 1%대 아래로 내려간 정기예금 상품이 있었으나, 최근엔 시중은행 10곳 대표 1년제 예금상품 평균 금리가 1.64%로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물가상승률과 예금금리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떼이고 나면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미미하다.
불안감에 투자를 꺼리던 사람들도 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10원대 아래까지 떨어지면서 외화예금이 한 차례 인기를 끌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가오면서 달러 강세가 예상되자 인상 전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개인 외화예금 잔액은 60억3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화예금 잔액은 2013년 말 54억3000만 달러, 지난해 59억 달러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SC·외환·국민·우리은행 등은 외화로 예금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원화를 예금하면 달러 등으로 통장이 찍히는 방식이다. 은행은 외화예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환율우대 혜택 등을 제공한다. SC은행 ‘초이스 외화예금’은 신규 환전거래에 수수료 우대 혜택을 주고, 8월까지 1000달러 이상 환전하고 신규 예금을 예치하는 고객에게 6개월간 연 1.0%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외환은행 ‘더 와이드 외화적금’은 가입기간 중 해외여행 증빙 서류 제출 시 0.1% 포인트, 자동이체 설정 시 0.1% 포인트 등 추가 이율을 준다.
외화예금은 금리보다는 환차익과 세금혜택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 금리는 연 0.6∼0.8%로 낮은 편이다. 대신 환율이 크게 오를 경우 이 차익에 대해 세금도 붙지 않기 때문에 유리하다.
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은 보통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의 이유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인투자자가 환차익을 위한 투자를 목적으로 할 경우 한번에 목돈을 넣기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외화예금 인기에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표시펀드 등 달러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미국 달러로 기준가를 산출하는 공모형펀드 ‘미래에셋미국채권펀드’를 출시했다. 달러 직접 투자를 통해 달러화 강세 시 수혜를 받을 수 있고 펀드 가입 및 환매 시 환전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달러ELS’를 선보였다. 연 3.5∼4.0%대 수익을 제공한다. 달러예금 금리보다 4∼5배 높은 수준이다.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달 연 3∼5%대 수익의 ‘달러ELS펀드’를 선보였다. 출시 후 3영업일 만에 3600만 달러어치가 팔렸다. 외환은행은 향후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달러ELS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상품에 가입할 때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 예상과 달리 달러가 급락할 경우 투자수익이 나더라도 환차손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금리 1% 시대… 환차익 노린 ‘달러 투자’ 는다
입력 2015-05-06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