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총신대 교수는 국민일보 5월 5일자 26면에 실린 ‘샬롬나비 토마토 시민강좌’에서 “자살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심각한 죄이지만 자살과 구원론을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치 자신을 죽이는 ‘살인죄’를 지어도 구원은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왜곡될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이다.
십계명은 구약시대 전체에 걸쳐 하나님의 계시를 이루는 근간이자 핵심 원리다. 그 중 ‘살인하지 말라’는 제6계명은 생명존중의 대원칙이자 뒤에 이어지는 7·8·9·10계명의 으뜸 계명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계명을 어기는 건 ‘인간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범죄나 마찬가지다.
죄의 뿌리는 사망을 가져오는 사탄이다. 죄는 사탄과 결합한 인간의 행위다. 자살을 포함한 살인은 사탄의 명령에 복종하는 ‘육체의 소욕’(갈 5장), 즉 미움 원한 분노 반항 저주 절망 등에 굴복함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죄악이다.
이 교수는 자살에 대해 “기독교 윤리 문제가 아니라 정신질환 치료가 필요한 병의 일종이므로 주변에서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중견기업 회장이 자살했는데, 죽기 전에 자신이 돈을 건넸다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메모지에 남기는 등 준비라도 한 것처럼 보란 듯이 목을 매어 삶을 마감했다. 이런 행위를 정신질환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그 회장처럼 분하고 억울하고 배신당해 자살한 이에 대해 목사들은 지옥에 안 갈수도 있다고 설교해야 하는가.
같은 세미나에서 김영한 샬롬나비 상임대표는 “자살한 사람이 천국 혹은 지옥에 갔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무슨 궤변인가. 성경에 하나님의 말씀이 계시돼 있는데도 목사들은 “성경이 구원에 대해 명백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다”라고 선포하란 말인가. ‘살인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상황 윤리’라는 잣대로 왜곡하고 자살과 구원론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인도해야 한다. 그런데 자살을 주제로 한 공개 세미나에서 ‘자살은 구원과 분리될 수 있다’는 논리로 성경과 신학의 근간을 흔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생명을 살해하는 행위는 하나님이 주신 권한인가, 아니면 마귀의 힘인가. 이 교수를 비롯해 한국교회는 구원론과 자살행위에 대해 명백하게 정의를 내려야 한다. 자살은 십계명 중 제6계명을 어긴 명명백백한 범죄다.
이동일 목사(분당광성교회)
[특별기고-이동일] 자살은 명백한 범죄다
입력 2015-05-06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