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서울대 예비군연대 사이트(snuyebigun.snu.ac.kr)가 북한군 전차의 이미지를 국군 것인 양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사이트를 새로 단장하며 이미지를 잘못 사용한 건데요. 국립대학의 예비군 사이트에 북한군의 주력 무기가 나라를 지킨다며 사용된 것입니다.
서울대 예비군연대 사이트에는 최근 북한군 주력 전차인 T-62(사진 위)의 이미지가 “상비군 수준의 정예화된 예비군, 강한 전투력으로 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용됐습니다. 우리 국토를 지키는 북한군 전차라니, 이적성이 다분한 표현이죠.
또 다른 예비군 소개 페이지에는 “향토 예비군의 사명, 강한 전투력으로 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공산권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AK 소총(아래)의 이미지가 사용됐습니다. 이 총은 체코제 AK 계열로 VZ-58 소총입니다. 손잡이가 나무여서 국군이 사용하는 K-2와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4일 국민일보 인터넷에서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하자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북한군 무기 이미지를 찾는 게 국군 무기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어렵겠다”며 “누가 이미지 작업을 했는지 조사하고, 실수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대 예비군 연대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군 전차 이미지가 사용된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해당 이미지를 교체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대 정보화본부는 보도 직후 발 빠르게 문제된 사이트를 폐쇄했습니다. 서울대 총무과 관계자는 “예비군 연대와 학사정보화추진단에서 사이트 갱신을 담당했다”며 “관련자들을 통해 경위 파악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62 전차와 AK 계열 소총은 현역을 나온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쉽게 판별 가능합니다. 국군이 사용하는 K-1 전차와 K-2 소총과는 도색과 외관부터 확연히 다르죠. 제대한 성인이 사이트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점검했다면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을까요? 유사시 대한민국을 지키는 예비군의 무기가 북한군 것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실수라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실수를 묵인했거나 의도적으로 이런 이미지를 사용했다면 서울대 예비군과 학사정보화추진단의 안보 의식이 심각한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작업자의 단순 실수라고 해도 갱신 이후 예비군 사이트의 메인 화면을 관계자 누구도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해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서울대는 잘못된 이미지 사용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서울대 예비군은 북한 무기로 훈련?… T-62·AK소총 홈페이지 게재 물의
입력 2015-05-06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