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림일] 북 김씨왕조의 철권통치에 신음하는 동포들

입력 2015-05-06 18:23

해마다 4월 중순이면 북한에서 ‘태양절’이라 불리는 김일성 생일 축제로 온 나라와 2000만 인민이 부글부글 끓는다. 마치 남한의 성탄절 이상의 분위기다. 북한은 ‘김일성 종교국가’이며 주민이 전부 ‘김일성 신도’, 그것도 모태신앙인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북한의 모든 기관과 공장에는 수령 숭배자료 보관 및 학습실인 ‘김일성혁명역사연구실’이 있는데 이게 ‘북한판 교회’다. 크고 작은 김일성 동상이 1만여개이고 400만 가정에 김일성 사진과 어록이 있다. 모든 단위에는 사상교육을 전담하는 당일꾼이 있는데 이들은 ‘북한판 목사님’이다. 전체 인민이 평생토록 받는 김일성 우상화 내용의 ‘수요학습’과 ‘금요강연’이 있으며 한 주간 자신의 사상을 노동당에 검열 받는 ‘주생활총화’는 고해성사와 유사하다. 학교와 공장, 군부대 심지어 모든 가정에도 수십 권의 시리즈로 된 ‘김일성 전집’이 있는데 이건 ‘북한판 성경’이다. ‘노동당 유일사상 확립 10대 원칙’에 맞춰 일하며 생활하는 북한 주민들의 애창곡은 전부 ‘김일성 찬가’다. 성경에 있는 찬송가 600여곡은 김일성 찬가에 비하면 많은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처음 종교를 접하고 ‘북에는 김일성 아버지가, 남에는 하나님 아버지가 있으니 우리 민족에 무슨 아버지 복이 이렇게 많을까?’ 했던 필자다. 평양에서 미처 몰랐던 ‘김일성이 어떻게 신격화되었을까?’ 하는 고민은 그가 종교가문에서 태어났음을 알고서야 풀렸고 허탈함을 느꼈다.

자신이 ‘민족의 태양’이라며 자손대대 철권통치하는 김씨 왕조의 현대판 가룟 유다와 같은 사기행각은 오늘도 계속된다. 소중한 인권을 노동당에 무참히 짓밟힌 채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외치는 바보 같은 인민의 ‘충성의 맹세’는 과연 언제나 끝이 날까.

평양이 김일성을 숭배하였기에 오늘날 지옥으로 변했다. 6·25전쟁으로 분단을 만들고 인민의 피땀으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것도 모자라 호화 궁전에 영면한 김일성이 태양이라고? 어쩌면 맞다. 너무 가까이 가면 뜨거운 열에 타 죽고 멀리하면 추워서 얼어 죽는 벌레 같은 인민이 아닐까?

림일 탈북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