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주제로 한 미국의 만화 경연대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2명이 사살되고 경찰관 1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반이슬람 단체에 테러를 가하기 위해 벌인 사건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용의자들이 거주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파트 단지를 급습해 증거 수집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사살된 용의자 중 한 명의 이름이 엘턴 심프슨(30)이며, 심프슨이 사건 발생 직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알라가 우리를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내용의 범행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심프슨은 5년 전 테러단체에 가담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향하려다가 연방 수사 기관에 발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심프슨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의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나 두 단체와 연관된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다른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심프슨 등 2명은 3일 오후 7시쯤 차를 타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위성도시인 갈랜드의 커티스 컬월 센터 주차장으로 돌진하면서 보안 요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당시 행사는 거의 종료돼 가던 중이었으며 건물 안에는 70여명의 관계자들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자유수호단(AFDI)’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 개최했다. 이슬람권에서 금기시하는 무함마드를 묘사한 만화와 그림 350점 중 최고 작품을 선정해 상금 1만 달러(1100만원)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파멜라 겔러 AFDI 대표는 “무함마드를 그렸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폭력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고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이날 총격 사건은 우리의 행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총격을 가해 12명이 숨지고, 한 달 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도 무함마드 풍자 예술가와 유대인 등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무함마드 풍자만화에 또 총격
입력 2015-05-05 03:07 수정 2015-05-05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