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계) 선수의 우승행진은 계속됐다. 올 시즌 11개 대회에서 무려 9승째다. 이번에는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그 주인공이다.
박인비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어빙에서 끝난 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박희영(28·하나금융그룹), 크리스티 커(미국)를 3타차로 제치고 통산 14승째를 수확했다. 박인비는 “지난 몇 주간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을 잘 날리고도 퍼트가 좋지 않아 이번 주 퍼터를 교체했다. 그래서 이전과 전혀 다른 결과를 얻었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는 박인비를 비롯해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김세영(22·미래에셋)이 2승씩 올렸고 최나연(28·SK텔레콤), 양희영(26), 김효주(20·롯데)가 한 차례 샴페인을 터뜨렸다. 순수 한국국적 선수는 7승을 휩쓸었다. LPGA 투어에서 한국국적 선수 우승은 2006년과 2009년 11승씩 올린 게 최다기록이다. 해외교포까지 포함한 한국(계) 선수 우승은 지난해 거둔 16승이 최다(교포 6승)다. 이에 따라 올 시즌 33개 LPGA 대회 중 22개를 남긴 상황에서 역대 최고의 우승 잔치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 같은 한국 선수들의 질주에 대해 박인비가 내년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경쟁과 관련지은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LPGA 투어나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세계랭킹을 올려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서로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경기에 몰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는 상위 랭커 60명만 출전할 수 있다. 국가별, 대륙별 안배로 세계랭킹 15위 내 선수는 국가당 4명까지, 15∼60위에서는 국가당 2명만 나갈 수 있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15위 안에 이미 6명이 포진해 있어 올림픽 티켓을 향한 경쟁이 어느 국가보다 치열하다. 박인비는 “김세영, 김효주 등 올해 LPGA 투어에 참가한 신인들이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준다”며 “이들의 활약상을 보고 ‘우리도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세계랭킹 1위 탈환도 좋고 올해의 선수상 수상도 좋지만 내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S여자오픈과 LPGA 챔피언십에서 각각 2번,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1번 우승한 박인비는 브리티시 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중 하나만 우승해도 한국선수 첫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LPGA 트로피, 이번엔 박인비가 들어올렸다… 노스 텍사스 슛아웃 우승 ‘시즌 2승’
입력 2015-05-05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