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이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승리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양당은 막판 유세전에 돌입했다. 어떤 정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정 구성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공개한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34.2%, 에드 밀리밴드 당수의 노동당은 32.9%로 1% 포인트가량의 지지율 격차를 보였다. BBC방송 역시 보수당 34%, 노동당 33%로 비슷한 결과를 냈다. 일간 인디펜던트 조사에서는 노동당이 33.7%로 보수당(33.3%)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두 정당의 지지율은 33∼35% 수준에서 계속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도 박빙의 접전이 계속되자 두 당은 핵심 공약들을 내세워 막판 호소전에 나섰다.
노동당은 향후 3년간 국민건강보험료 및 에너지 요금 동결, 국민건강보험(NHS) 예산 증액을 통한 의료진 증원 등의 공약을 강조했다. NHS 예산은 15만 파운드(약 2억49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 50%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법 등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저임금을 현재 6.7파운드(1만1000원)에서 2019년 8파운드(1만3000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도 내놨다.
긴축재정을 외치던 보수당 역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국민건강보험료 동결 등을 약속했다. 노동당과 마찬가지로 NHS 예산을 늘리겠다고도 했다. 3년 이상 공공주택에 거주한 국민에게는 집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발표한 바 있다. 보수당은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추진 방안도 내세웠다.
하지만 차별성 없는 복지공약 남발에 유권자들이 오히려 등을 돌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둘째 딸 ‘로열 베이비’가 태어나면서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공주에게 쏠려 선거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언론과 여론조사 업체들은 하원 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각각 270∼290석 수준의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어느 쪽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가디언은 노동당이 269석, 보수당이 27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만약 노동당이 290석 이상을 확보하면 노동당, 자유민주당과 기타 반(反)보수당 진영이 손을 잡는 연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이 285석 이상을 얻을 경우에는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등이 함께 새 정부를 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동당이 27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노동당이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등 소수정당 등과 손잡고 연정을 출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보수당 선거전략 자문위원인 린턴 크로스비가 민간 의료보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캐머런 총리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인디펜던트 보도가 나오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크로스비는 민간 의료보험 시장의 규모와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총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설득했다. 인디펜던트는 “로비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선거를 불과 4일 앞두고 제기된 의혹으로 보수당은 노동당에 꼬투리를 잡힌 꼴”이라며 “보수당과 민간 의료보험 기업들 간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총선 이틀 앞으로, 치열한 접전… 안갯속 영국
입력 2015-05-05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