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새 스마트폰 G4는 완성형에 가깝다. 카메라 성능은 뛰어나고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발열 등 자잘한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G4는 LG전자 스마트폰이 더 이상 추격자의 위치에 머물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는 제품이다.
◇사양보단 감성에 호소=LG전자는 G4를 출시하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로 스펙 자랑을 해봐야 소비자들에게 안 먹힌다는 걸 깨달은 셈이다. 대신 디자인과 소재가 소비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LG전자는 천연 가죽 소재로 차별화를 꾀했다. 천연 가죽 후면 케이스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직접 만져보고 호불호를 판단하는 게 좋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만져보면 가죽 특유의 질감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LG전자는 ‘풀 그레인’ 가죽을 사용했다. 풀 그레인 가죽은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한 고급 가죽에 속한다. G4 뒷면은 슬림 아크(slim ark) 디자인이 적용됐다. 뒷면이 평면이 아닌 곡면으로 돼 있어서 손에 쥐었을 때 좋은 느낌을 준다. G4는 전작 G3보다 크기가 다소 커졌는데, 슬림 아크 디자인 덕분에 손에 잡는 건 오히려 덜 부담스럽다. 슬림 아크 디자인을 적용하면 떨어뜨렸을 때 충격 흡수량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20% 가량 높아져 내구성도 좋아졌다.
G4는 전작과 같은 5.5인치 Q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양은 같지만 명암비가 50% 개선됐고 밝기도 25% 밝아졌다. LG전자는 G4 디스플레이를 ‘IPS 퀀텀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했다. 그만큼 발전했다는 의미로 강조한 것이다. G3의 경우 선명도를 강조하느라 사용자의 눈에 거슬릴 정도로 쨍한 화면을 보여줬는데, G4는 화면이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했다. 영화 제작자들이 사용하는 색표준 DCI(디지털 시네마 이니셔티브) 기준으로 색재현율이 98%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색을 표현한다.
◇가장 밝은 렌즈의 카메라=G4가 사양 자체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건 카메라 렌즈 밝기다. G4의 후면 카메라는 렌즈 밝기가 F1.8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같은 환경에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안 흔들리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 G3보다 손떨림 방지 기능을 2배 개선한 OIS 2.0도 탑재했다. 밝은 렌즈와 OIS 2.0 덕분에 실내에서 사진을 찍고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주 어두운 곳이 아니라면 실내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색감도 좋은 편이었다. G4에는 고급 카메라에나 있는 전문가 모드가 있다. 색상, 셔터스피드, 감도(ISO) 등을 촬영 환경에 맞게 수동으로 맞출 수 있다.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사용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G4가 고급 카메라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췄다고 LG전자가 내세우는 것도 전문가 모드가 있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808 소비자 반응은?=소비자 입장에서 G4를 구입하기에 가장 망설이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퀄컴의 64비트 AP중 최상위인 스냅드래곤810 대신 한 단계 아래인 스냅드래곤808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의 가장 높이 위치한 G4가 프리이엄급 부품을 사용하지 않은 건 의아한 부분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최적화’로 이 부분을 극복해냈다는 입장이다. G4는 처음부터 808 탑재를 바탕으로 설계했고 소프트웨어도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G4가 느리다거나 성능이 뒤쳐진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랐고, 게임이나 앱 실행에서도 민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적화에 자신이 있었다면 스냅드래곤810을 선택하는 게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사양을 안 본다고 해도 프리미엄급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작은 차이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고급가죽 입은 ‘G4’ 눈도 밝아졌네!
입력 2015-05-06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