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이 강타한 네팔에 다음 달부터 우기(몬순)를 앞두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 추가 산사태가 나거나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네팔의 우기는 통상 6∼9월이어서 이재민 구호의 ‘골든타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람 샤란 마하트 네팔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몬순이 얼마 안 남았고, 몬순 전 폭우도 이미 내리기 시작했다”며 “텐트나 생필품 등을 서둘러 이재민에 공급하지 않으면 또 다른 재난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로라 블랭크 공보담당은 “산의 경사면이 젖으면 흙이 무너져 내려 마을 전체를 매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했다. 이에 유엔은 더 많은 헬기를 동원해 고립된 산간 마을에 신속하게 구호물자와 의료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미시간대 마틴 클락 교수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산사태가 추가로 일어날 위험이 있는 지역이 수만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마하트 장관은 “모든 주택이 무너진 마을도 있지만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며 “여진도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어 최종 사망자 수는 훨씬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현재 7365명으로 집계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건물 20%는 거주가 불가능할 만큼 파손됐으며, 75% 이상은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엔지니어협회(NEA)가 카트만두 시내 건물 중 2500동을 임의로 선정, 진단한 결과 5동 중 1동은 거주가 불가능하고 4동 중 3동 이상은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전석운 기자
네팔, 雨期 설상가상… 산사태·전염병 연쇄 재앙 우려
입력 2015-05-05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