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자살하면 구원받을 수 없다’는 식으로 비판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원 총신대 교수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나루터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린 ‘제49회 샬롬나비 토마토 시민강좌’에서 ‘자살과 기독교 신앙’이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자살은 십계명 중 제6계명인 ‘살인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심각한 죄이지만 자살과 구원론을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인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이 주최한 이번 강좌에서 이 교수는 “‘자살하면 세례 받은 성도라 할지라도 구원이 취소되고 지옥으로 간다’는 생각은 성경에 근거한 사상이 아니다”며 “신플라톤주의자들과 이교도들에게서 기원한 사상이 중세시대 가톨릭교회 안에 스며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 등 종교개혁자들은 자살을 윤리적으로 비판했으나 구원문제와 연결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자살한 사람이 지옥에 간다’는 선언은 청소년들과 일부 성도들에게 교육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구원의 진리를 훼손시키면서까지 교육효과를 도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인간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룩하신 의로움을 믿는 것에 달려 있다”면서 “인간이 회개한다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자살 등) 용서받지 못할 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을 윤리적 관점보다는 정신질환 치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자살은 고의적 살인과 달리 정신적으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결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기독교 윤리 문제가 아니라 정신질환 치료가 필요한 병의 일종이라는 식으로 주변에서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자살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파괴하는 명백한 죄임에는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이 자살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거나 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정당화했다는 뜻은 아니다”며 “자살이든 타살이든 사람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죽인다는 점에서 같은 행위로 보고 있다. 자살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영한 상임대표는 “예수를 믿은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자살한 사람이 천국 혹은 지옥에 갔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인간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만 아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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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구원 못받는다’ 단정적인 비판은 잘못… 샬롬나비 토마토 시민강좌
입력 2015-05-05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