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돌아오는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 MBC의 간판 다큐멘터리 ‘휴먼 다큐 사랑(사랑)’이 10주년을 맞았다. ‘사랑’은 그간 재혼 가정 빈희의 ‘뻐꾸기 가족’,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자의 ‘너는 내 운명’, 기도 없이 태어나 튜브를 달고 살아가던 아이 ‘해나의 기적’ 편 등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해왔다. 작품은 국제 에미상(2009), 휴스턴국제영화제(2012), 뉴욕 TV페스티벌(2014) 등 국내외 유수의 상을 휩쓸었다.
올해는 4일 밤 11시15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총 5회 분이 방송된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MBC사옥에서 만난 이모현 PD(2·4편 연출)는 “지난 10년을 이끌어 온 건 ‘사랑의 힘’이었다”며 “1년에 딱 한 달 방송되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도 모를 프로그램인데도 그 힘 덕분에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번엔 총 네 가족의 삶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 한다. 이 중 세 가족은 이미 사연이 알려져 있는 유명 인사의 가족이다. 이 PD는 “섭외를 위해 100번을 두드리면 99번은 안 됐었는데 이번에 섭외 1순위로 생각했던 이들이 촬영을 허락해 10년간 고생한 것에 대해 인정받는 느낌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반년 가량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면서 가슴 속 깊은 말들을 담아냈다.
지난 4일 방송된 1편 ‘단 하나의 약속’에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씨 가족의 삶이 공개됐다. 그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의료사고 논란 뒤에 숨겨져 있던 가족의 삶과 가장을 향한 그리움이 그대로 담겨져 눈시울을 자극했다. 김동희 PD(1·3편 연출)는 “큰일을 겪은 뒤에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밝은 가정을 꾸려가려 노력하는 (신씨의 부인) 윤원희씨의 모습을 보면서 훌륭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후기를 털어놨다.
11일과 18일 2부작으로 방송되는 2편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은 천재 스케이터 안현수(빅토르 안)와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아내 우나리씨의 사랑을 그린다. 안현수가 러시아를 두 번째 조국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국적을 바꾼 뒤 슬럼프를 겪었던 시간, 그를 다시 얼음판 위에 서게 한 우씨의 헌신이 전파를 탄다. 안현수는 그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해왔지만 이번 방송을 통해 못다한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는 후문이다.
25일 방송되는 3편 ‘헬로 대디’는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에서 태어난 9살 민재 카라멜로의 아빠를 찾는 여정을 따라갔다. 다음달 1일에는 지난 2011년 다뤘던 고 최진실의 아이들 환희, 준희와 어머니 정옥숙씨의 삶을 다시 찾아가보는 4편 ‘진실이 엄마 2-환희와 준희는 사춘기’가 방송된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진만 PD는 “올해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시련과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하며 다시 일어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가슴 먹먹한 사랑·감동을 싣고 다시 왔다… 10주년 맞은 MBC ‘휴먼다큐 사랑’
입력 2015-05-06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