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지난 1분기 판매된 자동차의 17%는 순수 전기차였으며, 지난 3월 전체 자동차 중 전기차 점유율은 25%에 달했다. 프랑스 파리에는 5000대의 카셰어링(시간 단위로 차량을 빌리는 제도)용 전기차가 굴러다니고, 전기차 카셰어링은 런던 모나코 싱가포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5년까지 프랑스 모든 고속도로에는 전기차 급속 충전기가 설치된다. 2011년 유럽 자동차 1000대당 1대가 전기차였지만 지난해엔 유럽 자동차 160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
르노자동차의 질 노먼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이 4일 제28회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 개막 학술대회에서 설명한 전 세계 전기차의 현 주소다. 노먼 부회장은 세계 전기차 사례들을 거론한 뒤 “전기차 판매가 (성장을 위한)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제 전기차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행사인 EVS28이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막됐다. EVS28에는 국내외 전기차 관련 업체 45개국 144개사가 참여했으며, 6일까지 열린다. 전 세계 전기차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경영진들은 기조연설에서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를 논했다. 현대·기아차 이기상 전무, 르노자동차 노먼 부회장, GM 래리 니츠 부사장, 티엥 두옹 미국 에너지부 기술개발 책임자 등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기상 전무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이라는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투 트랙 전략을 강조했다. 이 전무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공해 그린 자동차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면서 “수소차와 전기차 관련 기술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차이는 점점 좁혀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전무는 특히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2개 차종 이상을 개발하며 차량 가격도 40∼50% 낮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22개 차종으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노먼 부회장은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률의 25배”라며 “머지않아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는 전기차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츠 부사장은 “새로운 세대는 ‘지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차량’을 원하고 있다”며 “단순히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아니라 소비자가 사고 싶은, 소비자가 만족하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감성 차량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차세대 전기차인 볼트(Volt)를 내년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티엥 두옹 책임자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기관인 자동차기술실(VTO)의 올해 배터리 연구·개발 예산만 8200만 달러(884억원)”라며 “전기차용 고에너지 배터리 개발과 하이브리드차에 사용되는 초고동력 장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세계전기자동차협회장이자 EVS28 대회장인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는 “전 세계가 전기차 개발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현대·기아차와 정부가 협력해 미래 친환경차의 주역이 될 전기차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고양=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전기차, 더이상 미래아닌 현실”… 세계최대 전기차 행사 ‘EVS28’
입력 2015-05-05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