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한중일’ 통화스와프로 무역결제… 달러화 견제한다

입력 2015-05-04 03:06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 결제에서 역내 통화 사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경제 충격에 미리 대비하고자 금융위기 발생 전에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아시아국 간 금융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의장국 역할을 맡았다.

회원국들은 한·중·인도네시아 간 통화스와프를 확대해 역내에서 통화 표시 무역 결제를 촉진키로 했다. 미 달러화 등 기축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여 대외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이 발생했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받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를 무역 결제 자금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 것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2013년 1월부터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시행 중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를 추가로 넣어 향후 운영 성과를 ‘아세안+3’ 회의에 보고해 확대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역내 금융 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능도 강화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력도 내실화하기로 했다. 일단 CMIM의 예방적 긴급 유동성 지원 제도가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도록 적격요건 분석 능력을 높이고 모의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기존의 사후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아세안+3’ 금융 협력을 사전적 위기 예방으로 진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