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형건물 수자원 재활용 ‘밑 빠진 독’

입력 2015-05-04 02:00
광주지역 대형 건물의 수자원 재활용이 크게 부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2011년 6월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공공청사와 아파트, 종합운동장 등 지붕 집수면적이 1000㎡ 이상인 건축물에 빗물 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11년 9월 완공된 서구청사 등 6곳의 건물에 빗물을 임시 보관했다가 화장실 세정용수와 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이 새로 설치됐다.

하지만 이들 건물 6곳의 빗물 저장을 위한 저류조 용량은 341㎥로 다른 특·광역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법률 시행 이전에 시의 권고를 받아들여 관련 시설을 자발적으로 설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건물 11곳의 저류조 용량 653㎥를 합쳐도 전체 994㎥에 그친다.

전국 각 시도별 저류조 설치건물과 용량은 서울이 456곳 13만7491㎥으로 가장 많고 부산 6곳 6697㎥, 대구 32곳 6666㎥, 인천 5곳 1678㎥, 대전 10곳 1002㎥ 등이다. 광주의 빗물 재이용 실적이 극도로 저조한 셈이다.

대형 건물에서 쓴 수돗물을 자체 정화해 다시 사용하는 중수도(中水道) 설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하수도의 중간 성격인 중수도는 연면적 6만㎡ 이상의 호텔과 백화점 등 대형건물, 하루 1500t 이상의 폐수를 배출하는 공장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대형 빌딩의 경우 중수도가 설치되면 용수량의 30%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적 관심과 예산 지원이 뒤따르지 않아 광주지역 중수도 설치건물은 월드컵경기장 등 2014년 말 기준 고작 11곳에 머물고 있다. 상하수도 10% 감면혜택을 받는 곳은 이 가운데 광주시청사와 ㈜엠코테크놀로지 등 2곳에 불과하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