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자치단체들이 각종 행사나 회의에서 과도하게 형식적인 절차에 집착하는 관행을 탈피하는 ‘격식파괴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영천시는 이달부터 행사 VIP석과 내빈석을 폐지한 데 이어 회의도 간소화했다. 또 중복 보고 내용을 없애고 참석하는 간부도 국장급 이상으로 한정해 회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3일 “회의는 최대한 간소화하고 유사한 회의는 통합해 꼭 필요한 내용만 교환하고 전달하는 생산적인 회의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이달부터는 각종 행사에 내빈석을 폐지하고 오는 순서대로 앉도록 했다.
내빈을 위한 별도구역이나 장소를 지정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과 함께 도착 순서대로 앉는 자율 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대회사, 축사, 격려사 등은 최대 3명이 각 3분 이내로 하도록 하고 내빈 소개도 한꺼번에 하고 있다.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이 참여하는 행사는 진행시간을 10분 안팎으로 대폭 줄였다.
군위군도 이번 달부터 의전 위주에서 주민 중심 행사로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행사 때마다 지정했던 내빈 좌석을 없애고 행사를 주관한 단체 관계자, 어르신, 장애인, 어린이 등이 앞줄에 앉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사 시간 상당 부분을 차지한 내빈 소개, 축사 등도 과감하게 생략한다. 초청 인사도 축소하고 축하 화환이나 화분을 받지 않는 등 낭비 요소를 줄이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효율적인 시정 운영을 위해 관례적인 지역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잦은 행사 참석으로 시정에 집중하는 시간이 부족해 시책 결정이 늦어지는 것을 막고 시청을 찾은 민원인이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 시장은 앞으로 국경일·법정공휴일 기념행사, 전국단위 대규모 행사, 시책과 관련 있는 업무협약·정책간담회, 지역 대표축제 등에만 참석한다.
도내 기초단체에서 ‘격식 파괴’ 바람이 불자 경북도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최근 4개 자치단체들이 시작한 의전 간소화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도내 23개 시·군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마련해 이번 달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도내 전 시·군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의전 간소화 추진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는 이번 달부터 국경일이나 정부기념일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행사에는 지사 참석을 최대한 줄이고 부지사, 실·국장 등을 보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또 내빈 소개도 가급적 축소하고 인사말도 3인·2분 이내로 줄인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행사장 VIP·내빈석 없애고 자율 좌석제… 경북 지자체 의전 격식파괴 새바람
입력 2015-05-04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