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25년 만에 공주 얻어… 미들턴 출산 후 하이힐 신고 퇴원

입력 2015-05-04 02:33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2일(현지시간) 태어난 둘째 아이가 탄 카시트를 들고 미들턴 왕세손빈과 함께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4위로 태어난 아기가 2일(현지시간) 유아용 카시트에 누워있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사이에 둘째로 태어난 이 아기는 영국 왕실로서는 25년 만에 맞는 공주다. AP연합뉴스
영국 왕실에 25년 만에 공주가 태어났다. 윌리엄(33)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33) 왕세손빈 사이에 둘째로 태어난 공주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오빠 조지 왕자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4위다.

3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왕세손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궁은 미들턴 빈이 2일(현지시간) 오전 8시34분쯤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의 개인전용 산부인과 시설인 ‘윈도 윙’에서 3.71㎏의 딸을 무사히 출산했다고 밝혔다. 미들턴 빈과 아기는 모두 건강한 상태로, 윌리엄 왕세손이 곁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영국 전통복장 차림의 왕실 관계자가 린도 윙 앞에서 벨을 울리며 “공주님이여, 부디 장수하고 행복하고 영광된 삶을 사소서”라며 로열패밀리 새 멤버의 탄생을 알렸다. 유니언잭을 두르고 이를 지켜보던 왕실의 열성팬들은 “공주” “공주”를 연호하며 기뻐했다.

갓 출산한 산모답지 않게 하이힐을 신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미들턴 빈과 아기는 오후 7시30분쯤 퇴원해 켄싱턴궁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노스요크셔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분홍색 옷을 입고, 분홍색 모자를 써서 손녀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했다.

영국 왕실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등도 왕세손 부부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2∼3일 뒤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공주의 이름 후보로는 엘리자베스, 빅토리아, 다이애나 등과 함께 왕실에서 즐겨 쓰는 이름인 앨리스와 샬럿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2%가 할머니의 이름인 다이애나를 지지했고, 앨리스와 샬럿이 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날 태어난 공주가 왕위계승 서열 4위로 진입함에 따라 삼촌인 해리 왕자와 작은 할아버지인 앤드루 왕자는 각각 5위와 6위로 밀려났다.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두 딸 베아트리스와 유지니 공주는 7, 8위까지 떨어졌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