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잔재 청산’을 외쳤던 윤용로(60·사진) 전 외환은행장이 투자자-국가소송(ISD)에서 론스타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의 고문직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말 윤 전 행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3일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기업은행장 등을 지낸 윤 전 행장은 세종에서 금융기관 인수·합병, 증권·금융 분쟁 등과 관련해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소송에서 세종이 론스타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승인이 늦어져 손해를 봤다며 2012년 11월 ISD 소송을 냈다. 청구금액만 5조1328억원에 달한다.
윤 전 행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HSBC에 팔려고 했던 2007년 금감원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외환은행 인수가 완료된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외환은행장으로 재직했다. 누구보다 ISD의 세부 쟁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윤 전 행장이 론스타 측에 유리한 조언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환은행장 재직 시 론스타 잔재를 청산하겠다던 그가 론스타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에 취업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종 관계자는 “윤 전 행장은 ISD 소송에는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외환은행장 땐 “론스타 잔재 청산” 외치더니… 윤용로, 론스타 5조 소송 맡은 로펌 行
입력 2015-05-04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