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유엔 증언 방해 北 외교관 행태에 분노”… 현장 참석 강철호 목사 “北 인권 위해 기도” 호소

입력 2015-05-04 00:07
탈북민 강철호 목사가 지난달 30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행사에 참석했다. 강 목사 뒤에 북한 외교관들의 모습이 보인다. 강철호 목사 제공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와 미국대표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동 개최한 북한인권 행사가 북한 외교관들의 ‘돌발행동’으로 파행을 겪은 데 대해 기독 탈북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북한 외교관들은 사회자로부터 발언권도 얻지 않고 미국과 탈북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큰소리로 읽어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미국은 인권문제를 대북 적대정책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이야말로 무고한 흑인들을 살해하는 등 최악의 인권 침해국이다” “탈북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가족과 조국을 배신한 쓰레기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탈북민 강철호 새터교회 목사는 3일 국민일보에 보낸 메일에서 “북한 정권이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분노했다”며 “강도 만난 이웃인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탈북여성 박사 1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북한은 제발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야만으로 지탄받지 말고 정상적인 집단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인권을 탄압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야만의 행동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탈북민 최옥 한민족학교장은 “세계의 정당한 목소리를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북 외교관들의 무례한 행동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국민일보에 보내 왔다.

반면 일부 기독 탈북자들은 인권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무조건 몰아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심주일 창조교회 목사는 “북한을 비난만 하지 말고 그들의 주장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 대학생은 “무턱대고 잘못만 지적하면 누가 화를 내지 않겠느냐”며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조금은 이야기해주면서 비판했으면 한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하나님의 사랑으로 북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