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링허우’(1980년대 출생자)의 마음(心)을 빼앗아라.”
국내 영유아용품 업계가 중국 주력 소비층인 바링허우 세대를 겨냥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침체된 국내 시장과 달리 중국에선 최근 영유아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인 이들 바링허우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산 영유아용품 선호도가 매우 높다.
유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쇼핑몰 제로투세븐닷컴(0to7.com)은 오는 1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 글로벌에 입점해 공식 오픈한다고 3일 밝혔다. 25개국 54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티몰 글로벌 내 영유아용품 카테고리에 국내 기업 쇼핑몰이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형 쇼핑몰로 자체 브랜드 상품을 포함해 국내외 30여개 주요 브랜드도 판매할 수 있다. 중국 법인에 이어 온라인으로 상품을 직접 구매하려는 ‘하이타오족’(중국의 해외직구족)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보령메디앙스는 유아전문매장을 비롯해 프리미엄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2013년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속옷 브랜드 쌍방울도 중국 아동복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리틀탈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들이 연이어 유아용 화장품을 출시하는 것도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국내 업계가 중국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은 출산율 저하와 해외직구 활성화 등으로 국내 시장이 침체 일로에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베이비저러스, 마더케어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가 최근 국내 매장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것도 중국 시장 강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제로투세븐, 보령메디앙스의 중국 실적은 해마다 개선되고 있지만 국내 실적은 정체되거나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영유아용품 전문 업체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랑시그룹에 매각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매년 1600만∼18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하는 거대 시장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유아동 전체 소비시장 규모는 1조 위안(약 170조원)으로 추정되고, 이 중 영유아용품 소비규모만 2500억 위안(약 43조원)에 이른다. 미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규모다. 또 중국의 소득 수준이 늘면서 영유아용품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는 데다 소비의 주요 축을 담당하는 80년대, 90년대 태어난 젊은층이 영유아용품의 주요 소비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 자녀 정책’이 완화된 것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국내 업계는 기저귀, 분유 등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을 발판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갈수록 강화되는 중국 정부의 수입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기획] 영유아용품 업계 “中 신세대 부모 바링허우 잡아라”… “황금시장” 대륙 공략 박차
입력 2015-05-04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