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무용수 세상을 떠나다… 플리세츠카야 심장마비 사망

입력 2015-05-04 02:34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나’로 꼽히던 러시아의 전설적 무용수 마야 플리세츠카야(사진)가 2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향년 89세.

영국 BBC 등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발표를 인용해 플리세츠카야가 독일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1925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플리세츠카야는 아버지가 스탈린에 의해 처형되고 어머니가 수용소에 끌려가면서 고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유명 발레가문이었던 외가에서 자란 그는 18세이던 43년 볼쇼이발레단에 입단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압도적인 테크닉과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공산당 입당을 거부하는 등 체제에 순응하지 않은 탓에 감시를 받아야 했고 해외 공연에도 제외됐다. 공산당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는 망명 대신 고국을 택해 65세까지 볼쇼이발레단에서 현역으로 활약했다.

91년 유명 작곡가인 남편 로디온 셰드린과 독일로 이주한 뒤에도 꾸준히 무대에 섰다. 70세에 발레 ‘빈사의 백조’를 췄고 2005년 80세 생일기념 무대에 직접 서기도 했다. 모리스 베자르 등 유명 안무가들이 작품을 헌정했으며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과 피에르 가르뎅은 그를 뮤즈로 불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