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한쪽으로 치우쳐 나타나는 두통 증상을 편두통의 가장 큰 특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 한쪽에만 나타나는 편두통은 전체 두통의 약 4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편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머리 양쪽에 모두 나타나는 두통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병명처럼 편두통을 한쪽만 아픈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머리가 아플 때 그것이 편두통인가 여부는 ‘머리 한쪽이 아픈가’가 아니라 ‘두통과 동반되는 다른 증상이 있는가’를 살펴봐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①두통이 시작되면 속이 메스껍다, ②밝은 곳이나 소란스러운 곳에 가면 두통이 더 심해지거나 고통스럽다, ③두통 때문에 가사, 학교, 직장일과 같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 등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 겹치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약 85%에 이른다.
편두통 환자는 이밖에 눈 또는 눈 주위 통증, 어지럼증, 냄새 또는 맛 이상 증상을 두통과 같이 겪기도 한다.
한림대(평촌)성심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약 절반 정도는 두통 발작에 앞서 이상조짐(전조증상)을 느낀다”며 “머리가 본격적으로 아프기까지 순전히 멍한 느낌만 들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왜 생길까.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옛날에는 뇌혈관의 문제로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과다분비, 뇌신경계의 염증, 심장판막의 이상 등의 원인 때문에 편두통이 발생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편두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2∼3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보통 청소년기에 시작돼 21∼59세에 최고조에 이른다. 사춘기 이전 유병률은 6% 미만인 것으로 조사돼 있다.
두통이 있을 때는 부작용을 걱정해 약 먹기를 주저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약을 복용해 치료하는 편이 낫다. 주 교수는 “두통이 발생하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약을 먹을 경우 약효가 반감되기 때문에 머리가 아파오면 즉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며 “두통약은 빨리 복용할수록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혹시 편두통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하는 음식이 있을까. 그렇다. 가장 흔한 것이 술이다. 맥주, 포도주 등 색이 짙은 술이 더 문제가 된다. 포도주는 백포도주 보다 적포도주가 더 그렇다. 치즈,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된 음식, 간, 갓 구운 빵, 요구르트, 무화과, 바나나 등 타이라민(tyramine)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도 편두통을 유발하기 쉽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평소 질산염 성분이 들어있는 소시지나 베이컨, 햄, 핫도그 등도 피해야 한다. 질산염은 가공한 음식을 보존하고 변색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단맛을 내기 위해 가미하는 아스파탐(aspartame) 역시 종종 편두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문 교수는 “편두통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려면 발작 시 즉시 진통제를 복용하고 평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 차, 콜라의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30∼40여군데 통증유발점을 찾은 뒤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주사를 놓아 두통 발작을 막는 치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콕콕 지끈지끈 머리 양쪽 다 아파도 편두통… 편두통의 이해와 예방법
입력 2015-05-0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