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1일 연금 지급률(연금액을 결정하는 수치)을 20년에 걸쳐 1.70%로 내리고, 연금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을 5년에 걸쳐 9.0%로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안이 완전히 적용되면 지금보다 약 30% 더 내고 10% 덜 받게 된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활동시한(2일)을 하루 앞두고 일단 합의안을 끌어낸 것은 평가하지만 내용을 보면 지극히 실망스럽다. 지급률은 현행 1.90%에서 1.79%로 5년, 1.79%에서 1.74%로 또 5년, 1.74%에서 1.70%로 나머지 10년에 걸쳐 인하된다. 기여율은 현행 7.0%에서 내년부터 8.0%로 높아지고, 이후 4년 동안 매년 0.25% 포인트씩 높아진다.
이 안은 조금 더 내고 조금 덜 받는 방향으로 가긴 했지만 찔끔 개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미래세대에게 여전히 빚더미를 안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지급률을 1.70%로 낮춰도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보다 50%나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1.70%까지 완전히 낮춰지는 것도 20년 후다. 이렇게 길게 잡은 것은 현재 재직 중인 공무원들이 받는 지급액 손해를 최대한 줄여보자는 꼼수다. 전체 국가재정보다는 공무원 개인의 이해관계가 먼저인 셈이다.
이래서는 대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또다시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적 욕구가 가까운 미래 어느 시점에 비등해질 수 있다. 그러면 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를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실무기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지급률은 더 낮추기 어렵고, 추가 개혁이 필요하다면 보험료율 인상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개혁이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야는 2일 특위 전체회의와 6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아직 좀 더 논의할 시간은 남아 있다. 여야 지도부가 국민과 국가 재정을 위해 더 큰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다.
[사설] 공무원연금 찔끔찔끔 개혁안 크게 미흡하다
입력 2015-05-02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