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배우들 콘서트는 일본서 인기… 일본 배우 압도하는 가창력 때문

입력 2015-05-04 02:58
지난 2월 22일 도쿄 토판홀에서 열린 ‘전동석-위대한 보컬리스트’ 콘서트에서 한국 뮤지컬배우 전동석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EA&C 제공

일본에서 한국 뮤지컬 공연이 주춤하는 대신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콘서트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올 들어서만 지난 2월 김준현 민영기 전동석, 3월 정동하, 4월 이건명 등의 콘서트가 줄줄이 열렸다. 같은 시기 한국에선 이들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들의 콘서트가 거의 없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채롭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에서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가창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일본의 한류 전문 잡지 ‘한류피아’는 2013년 10월부터 김다현을 시작으로 매달 한국 뮤지컬 배우의 콘서트 및 토크쇼를 주최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 관객 중에는 아이돌 스타 때문에 한국 뮤지컬을 보러 왔다가 한국 배우들의 노래 때문에 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앞서 일본 극단 시키가 20년 가까이 한국 배우들을 단원으로 꾸준히 받아들인 것 역시 일본 배우들을 압도하는 가창력 때문이었다. 최근 배우 안재욱과 결혼을 발표한 최현주를 비롯해 조상웅 등 한국 배우들은 가창력 때문에 시키에서 주연을 도맡아 했었다. 대형 제작사인 도호 역시 간판 레퍼토리인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 2012년 김준현에 이어 올해 양준모를 캐스팅했다.

다만 일본에서 열리는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콘서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13년 4월 EA&C 소속 임태경 옥주현 전동석 김승대가 참가한 ‘K-Musical Stars Concert 2013’이나 지난해 9월 뮤지컬 ‘삼총사’에 함께 출연했던 인연으로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가 뭉친 ‘엄유민법 프리미엄 원 콘서트’의 경우 대극장에서 열렸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단독 또는 듀엣 콘서트의 경우 대체로 300∼500석 안팎의 아담한 극장에서 열린다.

일본 아나운서 출신의 한류 전문가 다시로 치카요는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류 팬을 넘어 일반 뮤지컬 팬들도 한국 뮤지컬 배우의 가창력에 매료됐기 때문에 이런 콘서트가 자주 열리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일본 기획사들이 너도나도 콘서트를 주최하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가 안됐거나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콘서트가 열리는 경우도 많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소속사가 일본의 기획사들에 대해 좀더 면밀한 조사를 하고 배우들을 출연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