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처럼 교회는 복음으로 사람 살리고 키우고 고쳐야”… 권성수 목사의 ‘생명사역’ 이야기

입력 2015-05-04 00:28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목사가 지난달 27일 15년 목회를 담은 ‘생명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 목사는 “목회자들은 신학을 목회에 쉽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콘퍼런스에 참가한 목회자들. 대구동신교회 제공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교수(신약학)로 14년을 가르쳤다. 그의 ‘로마서 강해’는 신학생 사이에 명강의로 소문났다. 한때 416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그랬던 그가 목회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것도 ‘안 된다. 안 된다’ 하던 대구에서였다. 그를 아끼던 옥한흠 목사도 ‘어리석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목회를 하며 가르치고 싶었다. 교인들의 ‘생각의 틀’을 바꾸고 싶었다. 신학을 목회에 접목했다. 안식년에는 도서관에서 파묻혀 살았다. 매주 A4용지 15매 분량으로 설교문을 작성했다. 성도들이 변했고 가족도 변했다. 관공서와 학교를 활용한 ‘시스템 전도’와 관계전도에 힘쓰며 부흥을 견인했다. 교회 주변에 즐비하던 유흥가도 자취를 감췄다. 교인은 800명에서 6000명으로 늘었고, 예산 규모는 10배 성장했다. ‘3년 안에 목회 실험하다 떠날 것’이라는 루머를 보란 듯 걷어차고 15년을 달려온 대구동신교회 권성수(64) 목사 이야기다.

권 목사는 지난달 27∼29일 대구시 수성구 교학로 교회에서 ‘생명사역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전국에서 모인 230여명의 목회자들에게 목회 노하우를 전했다. 그가 강조하는 ‘생명사역’이란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하셨던 사역(마 9:35)으로,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사역이다. 그는 이날 15년 목회 경험을 쏟아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주님만 바라보자”며 강조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안타까움도 거침없이 표출했다.

“도덕성을 상실하면 모든 게 끝납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순간까지 바로 살아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이기적 야망의 자리에서 십자가를 지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합니다. 대접만 받으려 하면 망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지요. 기독교 신앙의 원리가 무엇입니까. 고통과 영광입니다. 현세의 고난, 내세의 영광!”

권 목사에 따르면 생명사역을 위해서는 목회자부터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성경에 근거한 체계적인 주제 신학이 필요하다. 주제신학이란 교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여러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한 신학적 체계를 갖는 것이다. 사고의 틀을 바꾸면 생각이 변하고(知), 느낌이 바뀌며(情) 행동이 달라진다(意).

그는 “목회자는 신학적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야 한다”며 “머리지식이 가슴지식으로, 가슴지식이 생활지식으로, 생활지식이 송영(하나님 찬양)지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학을 목회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목회 현장은 신학이 무시되기 일쑤다. 방법론만 난무하다. 그는 한국교회 목회 현장에 만연된 신학무용론을 지적했다.

“신학이 필요 없다는 생각 때문에 교회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신학 체계를 쉽고 재미있게 생활에 적용하도록 전달하는 게 목회자의 역할인데, 도리어 신학에 문제가 있다고 무시합니다. 마치 아기를 목욕 시킨 후에 목욕물만 버리는 게 아니라 아기까지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신학은 목회의 뼈대입니다.”

그는 “신학적 체계로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은 본질적 사역과 관련이 깊다”며 이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권 목사는 한때 오십견으로 팔을 전혀 쓸 수 없었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으로 천천히 회복했다. “본질 회복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가능합니다. 한꺼번엔 안 됩니다. 늦더라도 바르게 목회해야 합니다.”

그는 향후 ‘생명사역’ 콘퍼런스를 1년에 2회에 걸쳐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목회에 필수적 내용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대구동신교회의 5대 사역인 봉사 교육 교제 예배 선교 영역의 구체적 내용을 비롯해 15년간 축적해온 ‘연간 목회’ 매뉴얼도 하나씩 소개한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권 목사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시골에서 나무를 했다고 한다. 부친은 작은 교회 목회자였다. 그는 “나뭇꾼의 심정으로 섬기고 싶다. 외형이 아니라 스피릿을 전하고 싶다”며 콘퍼런스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목회에 영향을 주었던 국내외 목회자도 밝혔다. “한국은 박윤선 목사에게서 성경 사랑을, 옥한흠 목사에게는 제자훈련, 김명혁 목사에겐 균형감각을 배웠다. 미국은 조너선 에드워즈와 존 파이퍼, 존 맥아더, 팀 켈러 목사 등에게 영향을 받았다.”

대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