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화수분, 이번엔 김재환·정진호

입력 2015-05-02 02:27

두산 베어스가 새로운 얼굴의 맹활약으로 승수를 계속 쌓아가고 있다. 주전도 탄탄한 가운데 특유의 ‘화수분 야구’까지 살아나며 선두를 질주 중이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1회말 백업 외야수 정진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4대 3 승리를 거뒀다.

정진호는 7회말 대주자로 나와 팀이 3-1 리드를 잡는 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9회초 두산이 잇단 실책을 저지르며 3-3 동점을 허용하자 정진호는 타석에 설 기회를 얻었다. 결국 정진호는 kt 이성민의 공을 그대로 담장 밖으로 넘겨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정진호는 2011년 두산에서 데뷔했지만 두터운 선수층을 뚫지 못해 상무에 입대했다. 절치부심한 정진호는 지난 시즌 상무에서 8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1에 33도루, 64타점을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점왕에 올랐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정진호는 지난해 9월 제대한 후 두산의 2군 캠프가 차려진 경기도 이천에서 맹훈련에 돌입했다. 꾸준한 웨이트를 통해 체중을 78㎏에서 84㎏까지 불렸고 히팅 포인트에 변화를 줘 정확한 타격에 힘썼다. 결국 정진호는 지난달 22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생애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이제 두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조커가 됐다. 정진호는 특히 장타력이 돋보인다. 19경기에 나와 홈런 2개에 3루타 2개, 2루타 1개를 쳐냈다. 정진호는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 1군에서 계속 경기에 나와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환도 만년 백업에서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다. 김재환은 지난해 백업 포수로서 타석에 선 것은 85타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그의 타고난 장타력에 주목, 올 시즌 15경기에서 주전 1루수로 내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김재환은 현재까지 홈런 2개를 쏘아 올렸다. 수비에서도 지난달 30일 kt전에서 상대의 빨랫줄 같은 타구를 두 번이나 걷어내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재환은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면서 “이제 냉정하게 생각하고 이 기회를 잘 잡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민병헌, 정수빈, 김현수가 버티는 국가대표급 외야진을 가지고 있다. 안방은 양의지가, 내야는 오재원 등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여기에 정진호와 김재환 등 새 얼굴들까지 가세했다. 두산은 16승 8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1위에 올라 기분 좋게 5월을 맞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