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없다”… 삼성·LG ‘신소재 경쟁’ 후끈

입력 2015-05-02 02:53
LG화학은 충북 오창과 미국 홀랜드에 이어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을 확충, 이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G화학 제공
삼성SDI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을 활용해 자동차 내장재, 라디에이터그릴, 사이드미러, 램프 등 용도별 특성에 맞는 소재를 개발해 왔다. 삼성SDI 제공
미래 소재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과 LG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양사 모두 산업 각 분야에서 다양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신소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소재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근 리튬이온배터리와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의 분야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신수종 사업 중 핵심 분야로 키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를 위해 최근 3년간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 댄 애커슨 GM 회장, 도요다 아키호 도요타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CEO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CEO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측면 지원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월 마그나 슈타이어 배터리팩 부문을 인수·합병해 전기차 배터리 일관 사업 체제를 갖추고 BMW 신형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BMW 외에 크라이슬러와 인도 마힌드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분 세계 1위 업체인 LG화학은 3월 말 다임러그룹을 신규 공급사 명단에 올렸다.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상위 20개 업체 중 폭스바겐, 포드, 현대차, GM 등 13개나 된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진수 부회장은 향후 600㎞ 주행이 가능한 혁신전지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라인을 더욱 확충하고 수주를 확대해 현재 세계 1위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자동차 부품용 소재 EP 치열한 경쟁=EP는 금속을 대체할 정도의 강도를 가지면서도 가볍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EP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북미,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 EP를 사용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차량에 쓰이는 EP는 연평균 6%대 세계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LG화학은 현재 30% 수준인 자동차용 EP의 매출 비중을 2018년까지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SDI도 EP를 활용해 차별화된 자동차용 소재를 개발해 왔다. 최근 개발한 무도장 메탈릭 소재는 포드의 준중형 승용차인 2015년형 ‘몬데오’의 내장재로 적용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운전석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자동차 내장재와 외부의 라디에이터그릴, 사이드미러, 램프 등 용도별 특성에 맞는 소재를 개발해 여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EP를 활용한 자동차 경량화 소재 사업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