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라!

입력 2015-05-02 00:05

한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의 일을 성실히 돌봐주는 좋은 아들이었지만 둘째 아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돌아가시면 상속할 유산을 제게 미리 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유산을 상속해 줬습니다.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은 둘째 아들은 그 재산을 처분해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아버지 없는 삶은 좋았습니다. 편했습니다.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자유는 방종으로 바뀌었고 그는 허황 방탕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가지고 온 재산을 낭비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빈털터리가 돼 버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흉년을 만나게 됩니다. 흉년의 불황 속에 몸 하나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간신히 찾은 일자리가 어느 집 돼지치기입니다. 돼지를 쳐서는 배고픔조차 달랠 길이 없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여물통의 쥐엄열매를 놓고 돼지와 다투다가 후회를 합니다. ‘아버지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었는데….’

둘째 아들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돌아갈 곳은 아버지 집밖에 없습니다. 같은 시간 아버지는 대문 앞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이 집을 나간 이후 대문 앞을 서성이는 일은 아버지의 일과가 돼 버렸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집 나간 아들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문 앞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이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큰 아들입니다. 큰 아들은 문 앞을 서성이는 아버지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열심을 다 합니다. 그는 여전히 성실하고 부지런합니다. 그러나 이 큰 아들에겐 부족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살피는 일입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집 나간 작은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집 나간 동생에 대한 괘씸함 때문에 애써 아버지의 마음을 외면했는지도 모릅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살피고 아버지께 여쭤야 했습니다.

‘아버지, 동생 기다리시지요? 제가 대신 문 앞에 서 있을게요. 아버지, 제가 가서 동생을 수소문하고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데려 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야 했습니다.

이런 아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아들이고, 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아들이고, 아버지의 마음에 합한 아들, 좋은 아들인 것입니다.

요즘 집 나가는 아들이 많다고 합니다. 교회마다 교인들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아버지 집을 떠나는 아들이 많아 아버지는 지금 좌불안석이십니다. 문 앞을 서성이고 계십니다.

교회들은 지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아버지의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버지가 가장 원하시는 우선된 일인지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아버지가 원하는 일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손항모 서울 강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