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에 모 한방화장품 지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투자한 돈을 모두 회수하고도 남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 그 덕에 지역 로타리클럽 회장도 지냈다. 이때부터 기부나 봉사활동 등 사회적으로 많은 역할을 감당했다.
젊은 나이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의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얕은 소견이지만 한의학에 대한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를 뵈면서 듣고 배웠다. 결혼 직후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한방으로 건강 체크하는 세미나’를 매주 한 차례 6개월 동안 빠지지 않고 참석해 침도 배웠다. 고객을 만나 한방화장품과 식품을 체질·병증별로 권유하니 신뢰가 높아져 매출도 올랐던 것이다.
사업을 하느라 바쁜 중에도 중국 남양중의대에서 통신 과정으로 한의학 공부를 마쳤다. 또 화장품 관련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의 피부에 관심을 갖게 됐고 수원여대 피부미용과를 36세라는 늦은 나이에 입학해 20세 어린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다.
방학 중에는 유럽으로 건너가 피부와 건강 관련 연수를 받기도 했다. 특히 99년 여름방학 때 영국에서 컬러로 건강을 지키는 ‘컬러 테라피’를 처음 접했다. 우연히 넓게 펼쳐지는 라벤다꽃을 보면서 색의 원리를 깨달았다. 즉 모든 우주만물은 색을 담고 있는데, 그 색은 인간의 오장육부의 건강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보라색은 마음의 평안을 안겨주는데, 라벤다의 성향 역시 인간의 정신세계와 관련이 있다. 페퍼민트(푸른색)는 시원하게 만드는 작용이 있다. 근육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의학 기초 원리에서 푸른색은 간과 연관이 있다. 푸른색은 간담에 좋은 색이다. 엽록소 빛깔이 푸른색인데, 푸른 채소들은 체내에서 마그네슘으로 변한다. 흔히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눈꺼풀이 경련을 일으킨다고 하여 서양의학에서도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마그네슘을 권한다. 또한 푸른색은 근육과 관련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근육이 뭉친다.
심소장(심장소장)은 붉은색, 비위장은 노란색, 폐대장는 흰색, 신장방광은 검은색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오행원리 중 다섯 가지 색깔을 들어 설명한 것이다. 토마토 수박 자두 복숭아 등 여름에 나는 과일은 대부분 붉다. 이는 심장에 좋고, 붉은색을 띠게 하는 성분인 라이코펜이 피를 맑게 해준다. 무 배 도라지 배추처럼 가을에 나는 채소나 과일은 흰색인데 이는 인체의 기와 관련 있다. 계절에 나는 모든 색들 역시 오행에 배속돼 다 다른 것이다. 한의학의 원리로 볼 때 이 모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과학이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만나기 전에는 여기까지, 그러나 뉴질랜드에서 그분을 만나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주만물의 이치가 모두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뉴질랜드 이민을 생각한 건 오로지 아이들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랄까. 나는 연년생으로 1녀1남을 뒀다. 둘째가 운동을 참 좋아했다. 특히 축구를 잘해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로 뛰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코치와 축구 관계자들의 폭행, 폭언에 시달려 아들은 더 이상 합숙을 못하고 그 좋아하던 축구를 포기했다.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을까를 염려했는데, 아들이 골프에 소질을 보인 거다. ‘골프의 천국’이라는 뉴질랜드로 아이들을 유학 보내며 ‘길’이 열렸다. 비로소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 힘든 고난의 길이 시작됐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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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4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