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 바꾼 안영명, 벌써 4승째

입력 2015-05-01 04:22
마구 같은 커브는 살아 있는 듯 배트를 피해 달아났다. 직구는 거침없이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슬라이더는 살아 있는 듯 꿈틀거렸다. 한화 선발투수 안영명은 상대 타자들의 헛방망이질에 신이 난 듯했다.

안영명은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2피안타 4탈삼진 3볼넷으로 잘 막아 한화의 6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4승을 거둔 안영명은 롯데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번 시즌 안영명의 보직은 계투였다. 그런데 지난달 11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선발 등판이 유력했던 송은범이 전날 구원 등판한 바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었다. 안영명은 이날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선보이며 6이닝을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1834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안영명을 선발로 돌렸다. 이후 안영명은 17일 NC전, 24일 SK전, 30일 KIA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뒀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안영명은 13년 통산 325경기 42승 16세이브 36홀드를 따냈다. 기록에 나타나듯 안영명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옮겨 다녔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화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으며 2009년 유일하게 선발로 풀시즌을 치러 11승 8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한화 마운드가 비상 체제로 운용되는 상황에서 ‘전천후 투수’ 안영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안영명은 경기 후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다승 경쟁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며 “긴 이닝을 던지겠다는 생각보다 한 이닝, 한 이닝을 잘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넥센과의 방문경기에서 6이닝을 2실점(2자책점)으로 막은 선발 린드블럼과 3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한 심수창의 활약을 앞세워 4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홈에서 LG를 8대 5로 꺾었고, SK도 홈에서 NC를 9대 6으로 물리쳤다. 두산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연장 11회말 정진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kt에 4대 3 승리를 거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