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년들을 교회로”] “취업난 고민 들어주세요”… 청어람, 청년사역 콘퍼런스

입력 2015-05-01 00:39
기독교 인재발전소 청어람ARMC가 30일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에서 개최한 제6회 청년사역 콘퍼런스에서 엄기호 덕성여대 겸임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기독교 인재발전소 청어람ARMC(대표 양희송)는 30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길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에서 ‘청년을 위한 교회는 없다’는 주제로 제6회 청년사역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콘퍼런스는 실업난 등으로 고통 받는 청년 문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희송 대표는 이날 ‘청년사역 리포트’를 통해 ‘한국교회 청년 공동체의 현황과 청년 사역자들의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3월 3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청년 사역자 19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에서 청년부가 감소하는 이유는 ‘기독교 신앙 및 교회가 청년들의 삶의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 41%로 가장 높았고, ‘교회의 영성 및 윤리성 하락에 대한 실망’(21%)이 뒤를 이었다. 또 지난 1년간 청년들이 접한 고민은 ‘진로, 적성’(51%)이 가장 많았고 ‘신앙적 고민’(15%), ‘인간관계’(11%) 등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청년들을 향한 사역자의 관심은 ‘신앙적 고민’(58%) ‘진로, 적성’(25%) 등으로 나타났다.

양 대표는 “목회현장에서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사역자들의 관심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포착된 것”이라며 “교회가 청년들의 고민을 개인적 사안으로 간주해 신앙적 과제나 목회적 관심사 바깥에 두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목회자는 청년들의 실제적 고민뿐 아니라 청년들의 신앙 돌봄 사역 역시 포기할 수 없다”면서 “청년들의 지성과 영성, 사회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회적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엄기호 덕성여대 겸임교수는 ‘무기력과 과격화’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저성장·고실업으로 청년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며 “청년들이 ‘열정페이’(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와 같은 노동착취 등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면서 노동을 통해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협력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을 청년들에게 알려주며 격려해야 한다”면서 “교회가 이들 청년의 고민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고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청년들의 고통스런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능력을 한국교회가 가져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노동하는 청년들’의 무기력과 분노를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이 무엇이고 대책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선교단체인 새벽이슬 임왕성 대표도 “변화된 세계 속에서 성도들과 청년들의 실제적 고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반드시 ‘세상 공부’를 해야 한다”며 교회 밖 현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