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KTX 개통 한달… 승객 46% 늘었다

입력 2015-05-01 02:54
지난달 2일 개통된 호남고속철도(KTX) 이용객이 한 달 동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TX 개통 이후 관광·유통·의료분야의 위축은 아직 예상보다 덜하지만 열차의 안전성과 저속철 논란 등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코레일 광주본부는 “수도권과 호남을 최고 93분 만에 잇는 호남KTX 개통 후 지난 27일까지 이용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46%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30일 밝혔다. 하루 이용객이 최고 1만5000명에 달한 광주송정역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344% 늘어난 것을 비롯해 나주, 목포역이 각각 246%, 120% 증가했다.

당초 매출감소가 우려됐던 관광·유통·의료분야는 명암이 엇갈렸다. 여수엑스포역의 경우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하루 평균 이용객이 개통 전 6665명보다 3457명 늘어난 1만122명을 기록했다.

호남KTX 이용객 증가로 관광업체들은 모처럼 활황을 맞고 있다. 홍도와 흑산도 등 빼어난 경관의 전남 서부권 섬을 다녀오는 관광상품이 KTX 개통과 연계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포항∼서울 KTX도 하루 평균 이용객이 당초 예상한 3200명보다 40% 이상 많은 4800여명에 달해 벌써부터 증편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고사 우려까지 나왔던 광주지역 백화점 등의 매출감소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1% 감소하는 데 그쳤고, 광주신세계백화점은 오히려 2.6% 상승했다. 의료업계 역시 아직까지 환자들의 역외유출이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수도권 병원과 경쟁에 들어간 전남대병원은 현재 90% 이상의 병실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광주 밝은안과가 최근 광주지역 20대와 30대 2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7%가 성형외과 진료를 하게 될 경우 수도권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암 진료 26.5%, 건강검진 11.9%, 피부과 10.9% 순으로 수도권 병원 진료를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남KTX 개통 첫 날인 지난달 2일 워셔액 커버가 고장 나 열차가 청테이프를 붙이고 운행한 데 이어 지난달 5일 단전으로 열차 4대의 운행이 지연되고 신호장치 이상으로 급정거를 하는 등 KTX 안전성 확보는 풀어야할 과제로 대두됐다.

또 이용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광주송정역이 도심과 동떨어진데다 비좁은 역사와 주차난으로 벌써부터 혼잡을 빚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광주 번화가인 충장로와 15㎞ 거리인 광주송정역은 대합실 1015㎡를 포함해 연면적 4858㎡로 2012년 말 완공된 동대구역사 3만1747㎡에 비해 현저히 적다. 역사와 200m이상 떨어진 주차장도 4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서대전역 경유에 이어 논란훈련소역 신설 추진에 따라 저속철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광주시 박남언 건설교통국장은 “광주송정역에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역사 증축을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