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맘 가난한 사람’ 427장 (통 516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6장 20∼23절
말씀 : 잘나가던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시골로 낙향한 서른 네 살의 선비 김정국은 스스로를 ‘팔여거사(八餘居士)'라 불렀습니다.
“토란국과 보리밥을 넉넉하게 먹고, 따뜻한 온돌에서 잠을 넉넉하게 자고, 맑은 샘물을 넉넉하게 마시고, 서가에 가득한 책을 넉넉하게 보고, 봄꽃과 가을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 새와 솔바람 소리를 넉넉하게 듣고, 눈(雪)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기를 넉넉하게 맡는다네. 한 가지 더.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기기에 ‘팔여’라 했네.”
본문은 마태복음 5장에서부터 나오는 산상수훈의 축약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팔복으로 잘 알려진 이 말씀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는 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복입니다. 세상은 부귀영화(富貴榮華)와 입신양명(立身揚名)을 복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많이 가져야 한다고 스펙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것은 오히려 비움에 있습니다. 낮아짐에 있습니다.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충만함을 구하라 합니다. 더 갖기 위한 전쟁보다 나눔으로 오는 평화를 더 소중히 여기라 합니다. 나보다 남을 더 많이 배려하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시선을 맞추고 그 분의 다스리심 아래 놓이기를 기뻐하라고 합니다. 그리하면 만왕의 왕이 되신 그 분 한분만으로 만족합니다. 그 어떤 두려움도 불안도 없습니다. 기죽어 살 일이 없습니다. 늘 당당합니다. 자긍심과 만족감으로 늘 충만합니다. 이것이 복을 소유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성경으로부터 시작된 팔복, 이제 내 삶의 소개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선언을 해 보면 어떨까요?
푸른 하늘, 맑은 공기를 보고 마실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언제나 가족들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바라 볼 얼굴이 있어 행복하다. 두 다리를 펴고 누울 수 있는 집이 있고 가리지 않고 뭐든 먹을 수 있는 입맛이 살아있어 행복하고, 체면 차리지 않고 마음껏 넋두리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미소 짓고 더불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웃음이 있어 행복하고, 떠올릴 수 있는 추억과 미래의 부푼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하고, 설령 실수가 있고 실패가 있더라도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어 행복하다네. 한 가지 더. 이 일곱 가지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팔복(八福)이라 했네.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팔복거사’(八福居士)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도 :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내면이 변하고 언어가 변하고 삶의 자세가 변함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 약력=고신대학과 동대학원,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졸업, 숭실대학교 기독대학원 겸임교수와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가정사역 주임교수 역임, 현재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분과 자문위원.
[가정예배 365-5월 1일] 팔복거사(八福居士)
입력 2015-05-01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