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 동북아서 운신의 폭 좁아지는 한국

입력 2015-05-01 02:46

보수성향 정치학자인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가 2011년 출간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와 한국’에 최근 동아시아 동향을 추가한 후속편이다. 한 명예교수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창설을 제2의 건국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이를 통해 남북통일의 토대를 이루자고 주장한다. 최근 동북아시아 정세를 보면 역내 질서를 유지하는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의 전략적 이해가 곳곳에서 부딪히며 갈등과 대립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최근 미일 동맹 강화를 목표로 집단자위권 확대에 성공했다. 이런 국제적 변화의 시기에 안타깝게도 한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저자는 “남북한이 어떤 형태의 통일도 하지 못한다면 평화공존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나마 안전하지 못한 것이 오늘날의 남북한 정치현실”이라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관련국들로 구성된 지역공동체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통일을 이뤄낸 독일의 경우도 당시 유럽연합(EU)이라는 지역공동체가 존재했기에 가능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이런 공동체의 설립은 정부나 시장만으로는 어렵다. 현재의 국내외적 대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건전한 시민세력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그리고 이런 시민운동에는 자기희생적인 노력과 사회봉사가 필요하다.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