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0대 4 참패, 문재인 벼랑 끝

국회의원 의석 4석이 걸린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며 영패(零敗)를 당했다.

새정치연합은 심장부인 광주 서을에서도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큰 표차로 지며 전패했다. 4·29재보선은 새누리당이 3석, 무소속이 1석을 확보하며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은 160석으로 증가했고, 새정치연합은 130석에서 제자리를 지켰다.

새누리당은 경기도 성남 중원과 인천 서·강화을, 서울 관악을에서 승리했다. 특히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서울 관악을에서 새누리당이 거둔 승리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3곳을 싹쓸이하며 내년 4월 총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됐다. 또 박근혜정부 출범 후 치러진 네 차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악조건을 딛고 모두 승리하는 기록을 이어갔다. 차기 대권 라이벌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간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광주 서을 패배로 새정치연합은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발(發) 신당 창당과 야권 재편 움직임 등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문 대표는 호남에서 외면당하는 치명상을 입으며 대권 가도에 역풍을 맞게 됐다. 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당초 예상과 달리 새정치연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벼랑까지 몰렸던 새누리당은 이번 압승으로 기사회생하며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 활성화 입법 등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새정치연합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의 ‘성완종 리스트’ 진상 규명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김무성 대표는 여권의 구심점 지위를 더욱 확고하게 구축했다. 문 대표와의 맞대결에서 완승하며 차기 대권 가도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하윤해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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