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발생한 네팔 대지진으로 교회가 붕괴되면서 수백명의 신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대부분 교회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신자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매몰됐다. 낙후된 건물이 많았던 탓에 기독교인들의 희생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아시아뉴스’ 등 현지 기독교 매체에 따르면 수도 카트만두 인근 변두리 지역에서 교회가 무너져 예배를 드리던 신자 70명이 사망했다. 카판 지역의 네팔복음주의교회는 교회당 건물이 붕괴돼 80명이 사망했다. 하나님의성회 소속 3개 교회도 완전히 파괴됐으며 신자들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사망한 신자들은 대략 5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가 컸던 것은 지진 당일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팔은 토요일이 휴일이어서 교회는 이날 ‘주일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오전 10시30분∼12시가 많았는데 지진은 예배가 거의 끝날 무렵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교회 건물이 흔들리거나 무너졌고 신자들은 매몰되거나 피신 중 부상을 입었다. 카트만두의 한 교회는 7층에서 100여명이 예배를 드리던 중 건물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 사고로 교회 신자 40여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매몰됐다.
미국 남침례회선교부(IMB)도 한 현지인 교회가 무너져 1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진은 이들이 예배를 마치기 직전 축도 도중 발생해 신자들은 제대로 피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IMB는 “해당 교회 목사는 가족 3명을 한꺼번에 잃었다”며 “현지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지진에는 한국 선교사들이 개척한 교회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L선교사에 따르면 13개의 현지 개척 교회 중 오지의 4개 교회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진원지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교회와 신자들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L선교사는 “네팔 신자들은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했다”며 “고난 속에서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교사들로 구성된 네팔재난대책본부는 이날 한국위기관리재단과 함께 ‘Pray for Nepal’ 페이스북(facebook.com/nepal0425) 페이지를 개설하고 ‘긴급 기도제목’ 9가지를 배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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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30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