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지진 구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매몰됐던 생존자를 찾아낸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미 N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카트만두 시타파얄라구에서 터키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한 네팔인 남성을 48시간 만에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구조된 남성은 30대 전후로 지난 25일 발생한 지진 이후 잔해 속에 매몰됐다. 그는 한쪽 팔을 거의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의식이 있었고 눈도 뜨고 있었다. 터키 구조대는 네팔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그를 찾아냈다.
62명의 구조 인력과 수색견들을 파견한 중국도 생존자 구조에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구조대는 도착 첫날인 26일 카트만두에서 첫 번째 생존자를 구조한 데 이어 27일에도 약 20시간 동안 잔해를 파헤친 끝에 카트만두 북서쪽 교외에서 건물더미에 매몰돼 있던 생존자 1명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네팔 당국도 육군 10만여명을 동원해 수색과 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카트만두의 무너진 3층 건물에서 7명의 생존자를 찾아냈다. 자그디쉬 포크렐 육군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 인력의 90%를 수색과 구조에 투입했다. 생명을 구하는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당국은 28일 맑은 날씨를 틈타 헬기 4대를 동원, 에베레스트산에 고립됐던 200여명의 등반객과 길잡이 셰르파를 모두 구조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미국 특수부대원들도 발 벗고 나섰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대지진 발생 당시 네팔에서 고등 산악훈련을 하던 26명의 미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대원들이 현지에서 구조 활동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그린베레 요원들은 네팔군과 함께 건물더미에 묻혔거나 고립된 산악인 및 셰르파 구조 등 어려운 구조 작업을 도맡고 있다. 이들 중에는 급할 경우 응급 수술도 가능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의무 전문 부사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지진의 진앙과 가까워 수천채의 가옥과 학교 등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진 고르카 지역에 대한 구조 활동도 시도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27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된 고르카에는 산사태 등으로 곳곳에서 수십, 수백명 단위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가 계속 퍼지고 있다.
15개국의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네팔 당국이 대형 재난 수습 경험이 부족해 구조 작업이 지나치게 한곳에 몰리는 등 효율적인 구조 작업이 전개되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생명 유지가 가능한 지진 후 72시간이 임박하면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날씨가 추운 데다 건물더미에 깔리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생존자가 대부분이어서 그만큼 골든타임도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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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9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