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욱 특파원 카트만두 르포] 4.3 여진에도 죽음의 두려움 엄습

입력 2015-04-29 03:14 수정 2015-04-29 14:26
희망의 싹은 언제쯤 보일까. 규모 7.8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28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무너진 집에서 생필품들을 건져 자루에 담아 나오고 있다. 구조와 구호가 더디게 진행된 이날도 여진은 계속됐고 시민들의 공포는 커져갔다.

28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뜬 해를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잔해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무너진 일상 위로 다시 해가 뜨고 서광이 찬란하게 비친다는 사실은 공평한가, 부조리한가. 차가운 길바닥에서 긴 밤을 보내고 새 아침을 맞았다고 극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삶이 무너지는 속도와 재건되는 속도는 지나치게 불균형했다.

사람들은 오전 7시가 되기도 전에 길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나흘째 천막에서 노숙을 했다. 네팔 정부는 이날 오후까지 사망자가 4500명에 육박하고 부상자는 800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네팔 사람들은 아침을 죽음의 소식으로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