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28일 오전 10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의 대독(代讀)으로 발표됐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박 대통령 공식 업무 복귀 이후 또는 최소한 4·29재보선 이후 나올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전격 발표됐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전날까지 박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28일 이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는 많지 않았다. 전날 저녁 박 대통령에게 여러 옵션의 건의가 올라갔고, 이날 오전에서야 발표 시점이 결정됐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메시지를 대독까지 시키면서 발표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당초 2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모두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건강 악화로 회의 주재가 취소되면서 별도로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를 중남미 순방 기간 틈틈이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메시지 발표 20분 전인 9시40분쯤 이 사실을 알렸다.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A4 용지 3장 분량이었고 TV로 생중계됐다. ‘국민’ 단어가 14차례로 가장 많이 사용됐고 ‘개혁’ 7차례, ‘부패’ 6차례, ‘사면·의혹·경제’ 각 5차례 언급됐다.
박 대통령은 재보선일인 29일에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휴식을 취하면서 정국 대응책을 계속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차도에 대해서는 밖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또 “향후 모든 일정은 대통령의 건강 회복 정도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앓고 있는 인두염은 구강 뒤쪽 목 부위와 편도에 염증이 생긴 병이다. 고열이 나고 목이 부어 침을 삼킬 때 통증이 느껴진다.
남혁상 기자
조기 대응 필요성 커 긴급 ‘대독 메시지’ 택했다
입력 2015-04-29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