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곳 재보선] 野 “대통령이 성완종 사건 몸통” 與 “문재인, 정신 잃은 것 같아”

입력 2015-04-29 02:41
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독 발표문’에 대해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 “신병풍(新病風)”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4·29 재·보궐 선거 하루 전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는 비판이 컸다.

문재인 대표는 경기도 성남 중원 유세 중 대통령 담화에 대해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 대통령은 유감을 말씀했는데 국민들은 오히려 대통령 말씀이 유감”이라며 “두루뭉술하게 유감을 표명할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의 본질은 성완종 리스트다.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하고 있는 정권 실세들의 부정부패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신이 몸통” “불법 정치자금의 최종 수익자”라는 강경한 발언도 쏟아냈다.

문 대표가 대통령 발표문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여권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한 반면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만 점점 부풀어 오르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이 특사 문제를 언급한 것은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세간에서는 대통령의 와병 메시지에 대해 ‘신병풍’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층 결집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메시지와 행동을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4·29 재·보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없는 특사 문제를 길게 언급한 것은 분명한 변칙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위한 별도의 특검법을 발의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 시기와 형식, 내용 모두 적절했다고 치켜세웠다.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하실 말씀을 다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박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한 데 대해선 “(재보선에서) 4대 0으로 패할 것이 두려워 조금 정신을 잃은 것 같다”며 “사과하라고 할 땐 언제고 사과 형태의 말을 하니 그렇게 또 비판을 한다면, 정말 같이 세상 살기 참 어려운 것 같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적극 두둔했다.

몇몇 의원들은 당 공식 입장과 달리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정성이 없는 대독사과’라는 야당의 비판을 부정하기 힘들다”며 “국민의 기대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제대로 듣지 못했고,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언급했었다.

임성수 권지혜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