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관리의 해답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환자들이 솔깃해할 답은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식이와 운동요법이 당뇨관리의 핵심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꼬박꼬박 지키는 약 복용이다. 식이와 운동요법, 규칙적인 약 복용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치료법이다. 지난 16일 평촌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김철식 교수의 진료실을 찾았다. 김 교수는 당뇨를 야속한 병이라며 환자들을 위로했다.
“아무리 열심히 식이와 운동요법을 지켰다 하더라도 하루 저녁 과일을 먹고 자면, 다음날 바로 혈당 수치가 높아져 있습니다. 혈당 관리에 열을 올린 환자로서는 허무할 테죠. 일희일비할 필요 없습니다. 당뇨관리는 몰아치듯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혈당이 올랐더라도 자책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고 평상심을 되찾고 평소대로 생활하면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도 당뇨 관리의 중요한 핵심입니다.”
김 교수는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혈당관리 때문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환자들은 ‘평생 혈당 관리’라는 미션을 부여받고 긴장 속에서 일상생활을 합니다. 고기와 술도 마음껏 못 먹고, 외식도 못하죠. 이 과정이 일상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환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정의하면 그것은 당뇨환자의 삶입니다. 당뇨를 앓지 않더라도 현대인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평생 혈당을 관리하는 당뇨환자의 삶은 일반인보다 건강을 지향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식이와 운동요법과 더불어 규칙적인 약 복용을 당뇨관리의 해법으로 꼽았다.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의 결핍이나 저항성 때문에 음식으로부터 얻은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해 몸 안에 포도당 수치가 높아져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말한다. 이 때문에 환자에 따라 식전 또는 식후 혈당을 낮추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게 된다. 그러나 3개월에 한 번씩 외래진료를 찾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약 복용에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한다.
“3개월치 약을 타가면서, 저녁 약만 2개월치 달라고 하더라고요. 직업 특성상 저녁자리가 많은데,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약 먹는 걸 잊어버려 매번 저녁 약이 남는다고요. 약 복용에 나태해지면 그만큼 합병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김 교수는 불규칙한 약 복용을 경계하라고 말했다. “외래를 찾는 환자들 중 혈당관리를 잘하고 있는데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운동을 하지 않았거나 약 복용을 게을리 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는 삼박자가 이뤄져야 하는 병입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약물요법 세 가지가 훌륭하게 균형이 잡힐 때 혈당도 잡을 수 있습니다. 약 복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담당 주치의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으므로 담당 주치의는 최상의 답을 찾아줄 것입니다.”
김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당뇨환자의 약물요법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음을 강조했다. “식이와 운동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다면 약물요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최근 복용 횟수와 약 가짓수를 줄여 하루 한 번만 복용해도 되는 복합제 서방정 형태의 당뇨약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약물요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혈당 조절의 어려움을 덜 수 있습니다. 식이와 운동, 약물요법 중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라면 평생 큰 합병증 없이 당뇨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당뇨 관리엔 ‘3박자 균형’ 꼭 지키세요… 한림대성심병원 김철식 교수
입력 2015-05-0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