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창조로 설명하는 신학과 진화로 논증하는 과학은 양립할 수 없을까.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는 28일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종교와 과학 국제학술대회’를 개막했다. 한신대 개교 75주년과 종교와과학센터(CRS) 설립을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종교와 과학: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29일까지 열린다.
학술대회에 참여한 신학자와 과학자들은 과거 동서양에서 이뤄진 종교와 과학 간 공동연구 사례와 미래 전망을 논의하며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학술대회 첫 세션인 ‘과학과 종교: 서양인 관점으로부터의 과거와 미래’에서는 미하엘 벨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조직신학 교수와 테드 피터스 버클리연합신학대(GTU) 조직신학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인터넷 시대 이후의 국제적이며 학제적인 연구 협력의 발전’을 주제로 발표한 벨커 교수는 “신학과 사회학, 과학 등 여러 학문이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 협력하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문 간 연구협력은 고대부터 시작됐으며 새로운 통찰을 얻거나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각 분야 지식인들이 서로 대화를 나눈 것이 그 시작”이라며 “전 세계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40여년간 신학과 과학뿐 아니라 경제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과 공동연구를 해 매우 풍성한 결과를 맺었다”며 “학문간 연구는 매우 장래가 밝은 분야로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발달한 나라 중 한 곳인 한국은 이 분야의 주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스 교수는 국내에선 생소한 주제인 ‘천체 신학: 우주 과학과 외계 생명에 관한 신학적 성찰’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천체 신학’이란 광활한 우주 속 인간에 대한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이해를 추구하기 위해 시작된 신학의 한 분과”라며 “창조와 성육신 같은 고전적 기독교 교리와 연계해 현대 우주과학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체 신학을 연구하는 이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을 소개했다. 그는 “하나님의 창조범위가 지구에 한정된다는 ‘지구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무한하고 경계 없는 우주와 외계 생명체를 창조물에 포함할 때 하나님의 창조 범위 또한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9일에는 ‘아시아 과학과 종교에서의 서양인 시각’ ‘서양 과학과 종교에서의 아시아인 시각’ 세션이 이어진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신학·과학 협력하면 다양한 문제 해결 가능”… 한신대 국제학술대회
입력 2015-04-29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