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두 번째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원래는 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기로 돼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건강 이상’을 보이면서 불가피하게 최 부총리가 각의를 연 것이다. ‘넘버 1’은 아프고, ‘넘버 2’는 사임하면서 최 부총리가 맡은 첫 총리대행 일정이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1일에도 국무회의를 주재했지만 당시는 이완구 전 총리가 직을 유지하고 있어 ‘직무대행’이 아닌 ‘업무대행’ 성격이었다. 그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각의에서 “이 전 총리가 사임해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신임 총리 임명 때까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모든 공직자는 흐트러짐 없는 근무 태세를 유지해 달라”며 “국정이 상당히 엄중한 상황에서 여러 국무위원이 합심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최 부총리는 이 외에도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고, 정부를 대표해 각종 행사에도 참석하는 총리로서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최 부총리는 후임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이상 총리 직무대행을 맡아야 할 운명이다.
그러나 총리대행 역할은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집무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관례에 비춰볼 때 그대로 경제부총리 집무실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총리대행으로서 잡힌 외부 일정은 다음달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뿐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후임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 일정 부분 국정 공백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최경환 부총리, 국무회의 주재… ‘총리 권한대행’ 역할 길어질 가능성
입력 2015-04-29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