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파리를 생각한다’ ‘파리의 장소들’ 등 파리에 대한 책들을 써온 사회학자 정수복(59)씨가 2012년 서울로 돌아온 뒤 서울 거리를 산책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묶어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서울을 생각한다’를 냈다. 아버지 정씨를 따라 중학생 때부터 파리에서 살며 건축을 공부하는 아들 정대인(28)씨는 파리의 상징물 에펠탑을 주제로 ‘논란의 건축 낭만의 건축-에펠탑, 126년의 시간을 따라 걷다’를 출간했다.
부자(父子)는 2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자의 이름으로 나온 두 권의 책을 나란히 선보였다. 정씨는 39세에 첫 책을 낸 후 사회운동, 파리 산책, 독서 등을 주제로 지금까지 10권이 넘는 책을 썼다. 대인씨는 첫 책이다.
아들의 첫 책을 응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같은 시기 같은 출판사(문학동네)에서 새 책을 낸 정씨는 “제 책은 파리에서 막 돌아온 사람의 시선으로 서울 거리를 바라본 것인데, 아들의 책은 파리의 에펠탑에서 서울을 떠올리고 서울의 건축물들을 파리의 시선으로 쳐다본다”면서 “이방인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두 책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대인씨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제 글을 읽어주시고 늘 재미있다고 격려해주셨다”면서 “20대가 되자 아버지께서 책을 써보라고 권유하셨고, 그때부터 이런저런 글을 쓰며 제 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의 얘기를 받아 “아들을 키우면서 읽고 쓰기를 강조했다. 특히 일기를 꼭 쓰도록 했고, 어디 갔다 오면 여행기를 쓰게 했다. 글을 쓰면 반드시 읽어보고 고쳐줬다”며 “자식 교육이 엄마들 손에만 맡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버지들의 자식 교육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자는 함께 책을 쓸 계획도 갖고 있다. 정씨는 “1950년대에 태어난 우리 베이비붐 세대는 아버지들과 불화했다. 그러나 우리와 다음 세대는 풍요와 민주주의를 같이 경험하면서 연속성이 있다고 본다”며 “부자가 같이 책을 낸다는 것이 우리 세대와 자식 세대의 계승과 협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서울·파리 다룬 책 나란히 낸 정수복·정대인 父子 “공동 집필 계획… 세대 계승·협력 사례 됐으면”
입력 2015-04-29 02:26